영화가 부른 역사 논쟁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 이후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는 한 멀티플렉스가 상영을 중단했고, 지역 내 다른 극장들은 여전히 영화를 걸어두고 있는데요. 같은 도시 안에서 상영 여부가 갈린 셈입니다.
지난달 30일에는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를 비롯한 18개 단체가 박 전 대통령 생가 앞에 모여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지역 영화관을 돌며 상영 중단을 호소했고,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번져 나갔습니다.
정치권과 단체들의 반응
논란은 곧 정치권으로 옮겨붙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 국회의원 20명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가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작진을 향한 공식 사죄 요구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의 움직임도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햄버거 회사 본사 앞에서 불매 시위를 벌이며 배우 유해진의 광고 계약 철회를 촉구했고, 제작사는 배우들의 외부 행사 참여를 잇달아 취소했습니다. 경찰은 협박이나 위해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창작의 자유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됩니다. 영화인연대 측은 비판 자체는 자유지만 개인의 신변을 위협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유족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역사 왜곡이 교육 현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점 조작 의혹과 남은 쟁점
논란은 영화 바깥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관람객 평점에 비정상적인 트래픽이 몰리면서 네이버가 수사를 의뢰했고, 평점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는데요. 정상적인 평가가 아닌 점수로 영화의 평판을 흔들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사안은 7일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역사 왜곡 여부와 평점 조작 의혹이 함께 검증대에 오르면서, 영화 산업과 문화 정책 전반을 둘러싼 논의로 확장될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