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열리는 외환시장
외환시장이 평일 내내 닫히지 않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7월 6일부터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한 공휴일에도 중단 없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새 체제가 가동된 건데요. 이전에는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만 운영되었기 때문에, 해외에서 발생한 변수들이 개장 시간에 한꺼번에 몰려오며 환율이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첫날 시장은 조용한 출발을 보이다가도 오전 9시 전후에는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새벽에는 1,527원대에서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기존 개장 시간을 앞두고 달러 매수세가 몰리면서 환율이 한때 1,537.50원까지 급등했습니다. 이후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수요가 약해지고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이 작용하면서 오름폭을 일부 반납하고 1,530원 30전에 거래를 마쳤죠.
기업과 투자자에게 닥친 변화
이번 개편의 가장 큰 수혜자는 수출입 기업과 해외 투자자들입니다. 삼성전자 등 대형 수출 기업은 새벽에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나 환율 변동을 오전 9시까지 기다리지 않고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시장 폐쇄 시간대에 적용되던 수수료가 높은 가환율 방식 대신 실시간 환율로 환전할 수 있게 되어 부담이 줄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야간에 역외에서 형성되던 원화 가격이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유도되어, 개장 직후 환율이 급등락하는 갭 변동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나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필요한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죠.
여전한 유동성 벽과 과제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거래량이 부족한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는 소수의 주문만으로도 환율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첫날 오전 9시 전후의 급등은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에 달러 선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한국거래소의 달러 선물 야간 거래량도 기대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현물환 거래가 24시간 돌아가면서 달러 선물이 기존에 맡았던 개장 전 가격발견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는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에 비해 유동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한계도 여전합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거래 시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 야간에도 원화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과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이 뒷받침돼야 제도가 안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이 환율 방향성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시장 인프라를 다지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뉴욕과 런던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의 참여 확대, 그리고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 등 추가적인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