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비만약 300만건 돌파…황금기와 오남용 그림자 교차

조연비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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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9일 오후 2:03

발행: 2026년 6월 8일 오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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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주사에서 알약으로 진화하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먹는 위고비가 300만건 처방을 돌파하고 일라이 릴리의 신약도 등장했으나, 국내에서는 무분별한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업계는 암시장 확대를 우려하며 급여 등재를 통한 체계적 관리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먹는 비만약이 바꾸는 시장 지도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주사에서 알약으로 진화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는 미국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처방 300만 건을 돌파했는데요. 이는 약 5초에 1건씩 팔린 셈이고, 신규 환자의 80% 이상이 기존 주사제를 쓰지 않았던 사람들이라 비만 치료 시장 자체가 외연을 넓힌 겁니다.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도 경구용 신약 오르포글리프론을 선보이며 파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 공개된 임상 결과를 보면 기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나 자디앙스보다 혈당 감소와 체중 감량 효과가 월등히 뛰어났습니다. 심혈관과 신장 기능까지 개선하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이제 비만약은 단순 살 빼기를 넘어 종합 대사 질환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폭발적 수요 뒤에 드리운 오남용 그림자

그러나 시장이 커지는 속도만큼 문제도 커지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주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정상 체중자가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소아와 임산부에게 부적절하게 처방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2025년 기준 국내 GLP-1 계열 수입액은 전년 대비 6.3배로 급증했고,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의 위고비 공급량은 975%나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사용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 생리 중단 등 생식 기능 문제와 근육 손실을 동반하는 근감소성 비만이 나타날 수 있고,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근육이 약해진 채 지방만 늘어나면 대사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급격한 체중 감소는 담석증을 유발하고 이어 급성 췌장염까지 위험이 제기되었습니다. 오남용이 계속될 경우 혁신 신약의 효능은 살아있지만 국민 건강은 오히려 해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식약처는 이들 약물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의약분업 예외지역이라도 처방전 없이는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제품 포장에 경고 문구를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규제와 수요 사이에서 찾아야 할 출구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해 업계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 수요가 매우 견고한 상황에서 공식 유통만 막으면 오히려 불법 암시장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미 온라인 불법 유통과 해외 직구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단순한 판매 제한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꼽고 있습니다. 현재 비급여인 탓에 처방 내역 추적이 어렵고, 이것이 오남용을 부추기는 구조적 허점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비만 환자가 적정량을 체계적으로 사용할 때는 매우 효과적인 약물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는 겁니다.

비만약의 황금기가 열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건강을 해치는 그림자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혁신과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