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옷 입는 시대, 한세실업이 먼저 옷을 입히다
한세실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전용 의류를 공개하며 미래 패션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했습니다. 6월 8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웨어 더 퓨처' 전시회에서는 인간과 공존할 로봇을 위한 기능성 의류가 선보였는데요. 냉감 소재로 배터리 열을 식히고 관절 움직임을 고려한 입체 재단을 적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김익환 부회장은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드는 노하우가 로봇 의류에서도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의류는 단순히 예쁜 옷이 아니라, 로봇의 센서와 구동부를 보호하고 효율을 높이는 기능적 장비에 가깝습니다. 교육용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캐주얼한 디자인을, 산업 현장용에는 방수와 내구성을 강조한 원단을 사용한 것도 눈에 띕니다. 손지연 R&D 본부 이사는 로봇이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만큼 친근감을 주는 외형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연장선에서 나온 도전
한세실업이 갑자기 로봇 옷을 만들게 된 건 우연이 아닙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3D 가상 샘플 전담 조직을 만들었고, 2023년에는 AI를 디자인에 본격적으로 접목했습니다. 이런 디지털 전환 경험이 휴머노이드라는 새로운 영역과 맞닿은 것이죠.
게다가 지난해 12월에는 한국GM 1차 협력사였던 이래AMS를 인수해 한세모빌리티로 출범시켰습니다. 자동차 부품과 자율주행 데이터를 로봇 의류 연구에 활용하면서 기술 시너지를 노리고 있는데요. 이처럼 자동차 부품사와 의류 회사의 결합은 언뜻 낯설지만, 로봇이라는 매개체에서 의미 있는 교차점을 찾은 겁니다. 한세엠케이와도 협업해 전시를 구성했으며, 뉴욕과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디자인 거점의 역량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먼 미래? 2028년을 바라보는 선제 투자
물론 현재로서는 로봇 의류 시장이 구체적인 매출을 내기엔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한세실업도 수익보다는 기술 연구와 사업 제안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일부 중국산 휴머노이드 가격이 2만 달러 수준으로 낮아진 점에 주목하며, 2028년 국내 상용화 시점에 맞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근 미국 소비 둔화로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가 절실한 건 사실입니다. 연간 4억 장에 달하는 생산 역량과 고신축, 고내구성 원단 기술을 갖춘 만큼, 휴머노이드 패션이 단순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체를 갖춘 새로운 사업 가능성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일반에 공개되며, 실제 로봇이 의류를 입은 시연도 이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