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수장 자리에 주택금융 전문가가 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자리에 윌리엄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을 임명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CIA와 FBI, NSA를 포함한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장관급 요직에 안보 경력이 전무한 주택금융 전문가를 발탁한 건데요. 이는 지난 5월 말 털시 개버드 전 국장이 대이란 전쟁 정책 갈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뒤 이루어진 인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펄티 대행이 10조 달러 규모의 모기지 시장을 관리하며 시장 안전성과 건전성을 지킨 경험이 풍부하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만, DNI 국장은 법적으로 광범위한 국가 안보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할 직책입니다. 펄티 대행은 해당 분야에서 일한 적이 전혀 없는데다 기존 FHFA 청장직과 패니메이·프레디맥 의장직까지 겸임하게 되어 이해충돌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보기관 수장 자리에 안보 문외한을 앉힌 것은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여야의 걱정이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정적 공격에 앞장섰던 충성파
이번 인사가 더 큰 논란을 낳는 건 펄티 대행의 과거 행보 때문입니다. 그는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과 리사 쿡 이사,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애덤 시프 상원의원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 고발을 주도하며 강경한 충성심을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부 고발자를 인용해 펄티 대행이 민주당 인사들의 모기지 기록에 부적절하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러한 이력 탓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터져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그가 정보기관을 정치 보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공화당의 존 슌 상원 원내대표도 국가 안보에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충성심을 입증한 인물을 핵심 정보 보직에 앉히는 모습이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준 전망과 정보기관의 미래
펄티 대행의 임명으로 인해 신용평가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도 확대되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에퀴팩스 같은 신용평가사가 규제 리스크에 직접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 이란과의 전쟁이 이어지는 민감한 상황에서 정보 수장이 비전문가라는 점은 안보 공백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정치적 균형을 고려할 때, 공화당 의원이 한 명만 이탈해도 인준 상정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상원 인준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정보 체계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