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를 막으라는 지시와 '숭고한 의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 주고받은 메시지들이 재판 과정에서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국군통수권자 안전만 생각한다'는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숭고한 의무를 수행하겠다'는 김 전 차장의 답변이 당시 긴장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1월 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시도가 있었던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영장 다 기각될 거니까 체포를 막으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김 전 차장은 이에 화답하며 "대통령님을 위해 길바닥에서 고생하는 지지자들을 생각하면서 결연한 의지를 다지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극우 유튜브와 지지율 관리
흥미로운 점은 윤 전 대통령이 체포 위기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과 소통하며 지지 기반을 관리하려 했던 모습입니다. 체포영장 집행 사흘 전인 1월 12일, 그는 김성훈 전 차장에게 '젊은시각'이라는 극우 유튜브 채널 영상을 공유하며 "한남동을 지키는 시민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해당 채널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6%를 넘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었는데요. 이 채널 운영자는 과거 폭동 사건으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외에도 국민의힘 지지율 회복 기사를 공유하며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화폰과 증거인멸 의혹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차장이 보안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들을 중요한 증거로 삼고 있습니다. 김 전 차장이 비화폰 통화내역 삭제 방법을 보고받은 시점에 윤 전 대통령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점이 특히 주목받고 있는데요. 당시 김대경 경비안전본부장은 관련 보고서에 '증거인멸에 해당한다'고 직접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도 당시 김 전 차장에게 "막을 수 있는 건가요"라고 우려를 표명했고, 김 전 차장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답변한 대화 내용도 공개되었습니다.
국무회의 CCTV 공방
재판장에서 또 다른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적법성 입증 문제입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국무회의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개된 영상에서 국민들이 국무회의 적법성을 인정하는 여론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이 영상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특검 측은 국무회의 구성 방식 자체가 공소사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에 유리한 증거라고 판단되면 직접 증거신청을 할 수 있음을 밝히며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을 통해 드러난 메시지들과 정황들은 당시 청와대 내부에서 체포 영장 집행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비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와 경호처의 대응, 지지 기반 관리 시도, 증거 보존 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당시의 위기 대응 방식이 조명받고 있는 셈입니다. 향후 재판에서는 국무회의 CCTV 영상 제출 여부와 체포 방해 행위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