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코스피와 코스닥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7월 한 달간 코스피는 30% 이상 폭락하며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2,000조 원 넘게 증발하는 동안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동반 순매도로 빠져나갔습니다. 이러한 극단적 변동성의 핵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거래가 얇은 수급 상황과 맞물리면서 지수 등락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증폭된 것입니다.
'개미 탓'과 '구조 탓'에 가려진 정책 책임
시장이 붕괴 일보 직전까지 내몰린 가운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발언이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는 증시 급락의 원인이 레버리지 상품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역동적인 투자 성향과 시장 구조적 특성을 꼽았습니다. 중국 기업 상장 등 외부 변수를 거론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죠. 당연히 여야 모두에서 강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은 경제 컨트롤타워의 무능을 지적하며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책 발표가 늦어 피해를 키웠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결국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땜질식 대책으로 끝나지 않을 구조 개선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 개인별 투자 한도를 설정하는 총량관리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는 훨씬 늦은 조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레버리지 배율 하향 조정과 신규 매수 제한 등 위험 분산 제도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부동산 잔금대출 혼선까지 은행 탓으로 돌리는 당국의 태도 역시 제도 설계의 부작용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시장과 금융회사 탓보다 정책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책임 있는 평가와 후속 조치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