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의 사각지대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도장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진화까지 2시간 28분이 걸렸고, 소방관 1명이 순직하는 등 모두 8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은 1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렸고,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참사가 커진 배경에는 362㎡라는 작은 면적이 있습니다.
현행 법령은 바닥면적 500㎡ 이상 공장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합니다. 이 공장은 기준에 미달해 설치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내부에는 신나와 페인트 등 인화성 물질이 담긴 20ℓ 통 100여 개가 있었습니다. 면적만 보고 위험도를 판단한 셈입니다.
허가도 신고도 없이
위험물안전관리법은 제2석유류를 1,000ℓ 이상 보관·취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합니다. 업체는 허가 이력이 없었고, 소방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내부 위험물의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공장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상·실화 혐의로 입건하고, 스프링클러와 방폭 설비가 없었던 점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소방 지휘와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수사 대상입니다.
추모 뒤 남은 과제
영결식에서는 1계급 특별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가 이뤄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가 소방관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현장 매뉴얼 개선과 소방 로봇·드론 등 장비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반면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문제 삼아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추 지사는 재정 위기를 알리려는 취지였다며 사과했습니다. 소방 예산의 약 90%를 지자체가 부담하는 구조와 신고·감독 체계를 어떻게 손볼지가 남은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