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대목 노린 면세 제도의 틈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오면서 관세청이 단속에 나섰습니다. 관세청은 11월 2일부터 12월 27일까지 8주간 '해외직구 악용사범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는데요. 대규모 할인 행사 때마다 해외직구 물량이 몰리는 점을 노려 밀수와 불법 유통이 함께 늘어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문제가 되는 건 간이통관 제도입니다. 미화 150달러 이하, 미국에서 보낸 물품은 200달러 이하까지 자가사용으로 인정해 수입신고를 생략하고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데요. 이 혜택을 받아 들여온 물건을 국내에서 되팔거나, 남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빌려 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숫자로 드러난 적발 실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적발된 규모는 385억 원입니다. 유형별로 보면 자가사용을 가장한 판매용 물품 밀수가 324억 원으로 가장 많고,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32억 원, 불법 식·의약품 29억 원이 뒤를 잇는데요. 면세 제도를 사실상 사업 수단으로 활용한 경우가 적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뜻입니다.
실제 사례도 구체적입니다. 지난 1월에는 타인 명의를 도용해 외국산 과자 7만5000여 개, 시가 3억 원 상당을 반입한 업자가 적발됐고요. 7월에는 위조 명품가방 985점(시가 40억 원 상당)을 국제우편으로 발송하고, 위조상품 3335점(시가 85억 원 상당)을 해외 수출용으로 보관해 온 유통업자가 검거됐습니다.
온라인 유통망까지 겨냥
이번 단속은 국경을 넘는 지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화장품, 식·의약품, 가방·신발·의류, 전기·전자제품처럼 직구 수요가 몰리는 품목을 중심으로 네 가지 유형을 집중 점검하는데요. 관세청은 국내외 전자상거래업체와 손잡고 부정수입 물품의 온라인 판매까지 감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유해 식·의약품이나 지재권 침해 의심 물품이 발견되면 게시글 삭제와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유통 차단에 나섭니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건전한 통관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행위에 단속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불법 수입이나 온라인 유통 정황을 발견하면 밀수신고센터나 관세청 누리집으로 신고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했습니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자로서는 면세 한도와 통관 규정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싼값에 산 물건이 반입 단계에서 걸리면 혜택은커녕 통관 자체가 막힐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