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풀고 동의율 낮추고…정비사업에 숨통을
정부가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위해 대폭적인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주비 대출 한도를 기존 40%에서 최대 80%까지 확대하고, 재개발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도 75%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는데요. 특히 2028년까지 신속하게 착공하는 사업지에는 대출 한도를 70~75%로 추가로 올려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이주 단계에서 조합원들이 겪는 자금난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담보인정비율 기준으로 대출 한도가 40% 수준에 머물러 이주비 마련이 큰 부담이었는데, 이제는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정부는 여기에 공사비 갈등 중재까지 직접 나서면서 정체된 정비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남 물량 빠지고 규제는 그대로…'반쪽' 대책 논란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핵심을 놓친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실수요자들이 기대했던 강남권 공급 물량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발표된 것은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 부지의 250가구뿐이어서, 강남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이나 세곡·자곡동 일대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재건축과 재개발을 제대로 활성화하려면 풀어야 할 빗장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용적률 규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구체적인 입지가 나온 물량은 극히 적으면서 숫자만 부풀린 '눈속임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3기 신도시 공기 단축도…구체적 해법 없인 '빈수레'
3기 신도시 관련 계획 역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착공 기간을 1~2년 단축해 2030년까지 8만 9,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문제는 원주민 토지 보상 문제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기반시설 조성 지연, 교통 대책 부재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절차 병행이나 협조장려금 지급만으로는 사업 가속화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비사업의 실질적인 동력을 확보하려면 서울시와의 갈등을 풀고 공사비 분쟁을 해소하는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해법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대책도 공급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