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 구속심사 앞둔 오늘…30억원 마약 유통과 교도소 범죄학교 실태

한뉴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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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7일 오전 10:23

발행: 2026년 3월 26일 오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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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의 구속 여부가 27일 결정된다. 그는 30억 원 상당 마약을 조직적으로 유통한 혐의를 받으며, 도발적 태도로 논란을 빚었다. 사건 배경에는 교도소 내에서 형성된 범죄 네트워크와 국내 외 교정 시스템의 취약점이 드러나, 단순 수사 이상의 사회적 대책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송환부터 보인 도발적 태도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48세)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7일 진행됩니다. 동시에 경찰은 그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위원회도 소집할 예정인데요, 그의 국내 송환 과정부터 논란은 시작됐습니다. 지난 2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박왕열 씨는 셔츠에 선글라스를 꽂은 채 수갑이 채워진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기내에서 호송팀이 수갑을 채우자 그는 “갈 때 이거 풀고 가면 안 돼요?”라고 불평하기도 했죠. 공항에서는 3년 전 자신을 인터뷰했던 한 방송사 기자를 발견하고 “넌 남자도 아냐”라며 시비를 걸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필리핀 교도소에서 재판도 중단된 채 송환된 그의 특별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박왕열 씨는 2016년 필리핀에서 발생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은 상태입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두 차례 탈옥을 시도했고, 수감 생활 중에도 텔레그램을 이용해 마약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임시 인도를 직접 요청한 결과, 9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되어 마약 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게 된 겁니다. 살인 혐의는 임시 인도 협정에 따라 현재 한국에서 다루지 않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만 적용되어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30억원 상당의 조직적 마약 유통망

경찰 수사에 따르면 박왕열 씨의 마약 범죄는 매우 조직적이고 대규모입니다. 그는 ‘전세계’라는 텔레그램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판매책, 밀수책, 운반책 등을 모집해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 6월과 7월, 필리핀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총 4.6kg을 커피봉투나 캐리어에 숨겨 항공편으로 국내에 밀반입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또한 2019년부터 1년간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공범들에게 지시해 소화전이나 우편함에 마약을 숨기는 ‘던지기’ 방식으로 판매하게 한 혐의도 추가로 조사 중입니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유통 마약류는 필로폰 4.9kg,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2kg, LSD 19정, 대마 3.99g 등으로, 시가 총 30억 원 상당에 달합니다. 이 거대한 규모의 마약이 원활히 유통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소 236명에 이르는 공범 네트워크가 있었습니다. 이 중 42명은 이미 구속되었고, 나머지는 매수자나 가담 정도가 낮은 공범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박왕열 씨의 휴대전화와 계좌,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분석해 범죄 수익금을 추적하고 추가 공범을 색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사실은 인정했지만, 일부 구체적 범행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도소는 ‘범죄 학교’가 되었나

이번 사건이 던지는 가장 심각한 질문 중 하나는 교도소의 본래 기능에 관한 것입니다. 박왕열 씨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기간 동안 동남아 마약왕으로 불리던 다른 수감자에게 마약 유통 수법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옥 후 자신의 조직을 구축했고, 재수감된 후에도 교도소 내에서 휴대전화로 지시를 내리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죠. 이는 교도소가 오히려 범죄 기법을 교환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범죄 학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한국에서도 이 문제는 예외가 아닙니다. 이미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상태에서, 교도소 내 마약 유통과 제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천구치소에서는 LSD를 우표 뒤에 숨겨 반입하려 한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마약 사범 재소자만 모아놓은 ‘파란 명찰방’이 오히려 마약 네트워크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죠. 일각에서는 ‘수감’이 아니라 ‘연수’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한 범죄자 처벌을 넘어, 교정 시설의 관리 강화와 마약 범죄 전문 수사 기구의 상설화 같은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역설합니다. 오늘의 구속심사와 신상공개 여부 결정은 국제적 마약 조직의 일원을 상대하는 한국 법치 시스템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