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은 합의됐지만 평화는 아직 멀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이행 합의가 나왔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나흘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금융시장도 한숨 돌리는 듯했는데요. 하지만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해당 안을 즉각 거부하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점령을 용인하는 항복이라며, 이스라엘군이 지난 '40일 전쟁' 이전 위치로 완전히 철수하지 않는 한 저항을 멈출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휴전이 성사될지는 헤즈볼라가 수용할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란 역시 비슷한 입장입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고,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하나의 방정식처럼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은 중동 평화를 위해 헤즈볼라의 안보 보장이 필수적이라며, 세력 균형이 결여된 합의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고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 재고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는 15억 7,000만 배럴로 집계됐는데, 이는 2004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 억제를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중동 공백을 메우느라 수출까지 늘리면서 재고가 급격히 고갈된 겁니다. 미국이라는 마지막 완충 장치가 거의 소진됐다는 게 현재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위험입니다.
미국 석유업계는 이미 백악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저장고가 위험 수준이며, 몇 주 안에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은 전쟁 전에 비해 크게 올랐고, 일부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양해각서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에너지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자신감과 이란의 조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협상에 진전이 있다며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헤즈볼라와 직접 대화한 사실을 언급했고, 이란과도 강력한 합의를 위해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의가 이뤄지면 이란 최고지도자와 만날 수도 있으며, 군사적이든 문서적이든 결국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 중단과 철수를 협상 진전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양측의 종전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시장은 협상 타결 기대감에 크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휴전 소식에 유가가 급락하기도 했지만, 헤즈볼라의 거부와 미국의 재고 고갈 우려가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당분간 중동 상황과 유가 흐름은 전 세계 금융시장과 물가 안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