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연쇄 방화, 19명 부상
2026년 10월 20일 정오 무렵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서 잇따라 불이 났습니다. 두 건물은 200m가량 떨어져 있는데요. 특허법인 사무실이 들어선 두 건물에 연쇄 방화가 발생하면서 19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가운데 5명은 중상, 14명은 경상으로 전해졌고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환자도 있었습니다. 건물 안에 있던 60여 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지만, 창문을 깨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유리 파편에 다친 시민도 있었습니다.
금박 특허증에 대한 집착이 부른 참극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70대 남성으로, 특허법인 두 곳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고 금박 인장이 새겨진 종이 특허증을 빼앗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특허법인을 겁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의자는 주유소에서 휘발유 2리터를 사 플라스틱 통에 담아 택시로 이동했고, 범행 약 4시간 뒤 동묘앞역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는 2022년에도 같은 건물에서 휘발유를 뿌리며 협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변리사는 그에게 과대 피해망상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해외 11개국에 디자인을 등록한 사실도 확인됐지만, 대한변리사회는 권리가 본인 명의로 등록돼 있으며 특허법인이 이를 취득하거나 침해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드러난 소방 사각지대
화재가 발생한 신명빌딩 4층과 한양빌딩 3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두 건물은 1998년과 2000년 사용승인을 받았고, 2018년 6층 이상 건물로 설치 의무가 확대됐지만 기존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설비 점검에서는 양호 판정을 받았더라도 실제 화재 층에 자동 소화설비가 없었다는 점이 인명피해 우려를 키웠습니다.
정춘생 의원은 노후 건축물의 소방시설 실태를 전면 점검하고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해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범행 동기와 정신병력 여부 등을 계속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