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노화 넘어 세포 시계 되돌리기
과거 항노화 연구는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그쳤지만, 최근엔 노화된 세포를 다시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역노화'가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노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보는 인식의 변화가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는데요. 핵심 기술은 세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나이를 되돌리는 '부분적 세포 리프로그래밍'입니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릅니다. 2023년 779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항노화 시장은 2035년 1,495억 달러까지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단순 미용을 넘어 생명 연장과 건강 수명 증진이라는 근본적 의료 수요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mRNA와 GLP-1로 무장한 글로벌 경쟁
역노화 기술은 이제 실험실을 넘어 인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미국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손상된 시신경 재생을 목표로 세계 최초 역노화 유전자치료 임상을 시작했죠. 알토스 랩스와 ERA 테라퓨틱스 등 선도 기업은 mRNA 기술을 활용해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유도하는 정밀한 접근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mRNA로 특정 단백질을 일시적으로 발현시켜 세포의 나이를 되돌리는 방식입니다. 기존 당뇨·비만 치료제인 GLP-1 계열 약물 역시 대사 조절을 통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신약 개발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과 정부의 움직임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역노화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개발 중인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항노화 적용을 검토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웅제약은 mRNA 기반 ERA 플랫폼 기술로 안과 및 청각 질환 등 노화 관련 치료제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근육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며 글로벌 항노화 경연대회인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 결승 진출에 도전 중입니다. 차바이오텍과 이엔셀도 줄기세포 기반 재생의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2030년까지 475억 원을 투입해 생체노화 리프로그래밍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초고령사회 대비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