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과 신규, 뚜렷해진 가격 차이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의 가격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전세 신규 계약의 중위 보증금은 5억 8500만원으로, 갱신 계약의 5억 3000만원보다 5500만원이나 높았습니다. 이렇게 신규와 갱신 간에 가격이 이중으로 형성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전세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임대차2법이 만든 '이중가격' 구조
이러한 가격 차이는 임대차2법 시행 이후 갱신 계약의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된 반면, 신규 계약은 시장 수급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되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집이라도 계약 형태에 따라 보증금이 크게 달라지는 '이중 가격'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거죠.
자치구별로는 서초구에서 2억원 차이로 가장 격차가 컸고, 강동구와 은평구도 1억원 가까운 차이를 보였습니다. 개별 단지에서도 차이는 극명한데, 반포자이 85㎡의 경우 갱신 계약은 7억 7341만원에 머물렀지만 신규 계약은 19억원까지 치솟아 11억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이처럼 단지와 면적에 따라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임차인들은 계약 갱신 시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있습니다.
갱신권 포기 증가, 시장 변동성 우려
갱신권 사용률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올해 1월 45.5%였던 전체 갱신권 사용률은 4월 42.2%로 떨어졌고, 전세 갱신권 사용률도 57.1%에서 50.6%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임차인들이 갱신 대신 시장 가격에 맞춘 신규 계약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갱신권을 모두 사용한 임차인들이 시장 가격에 재진입하게 되면, 전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첫 갱신 주기가 도래하는 2026년부터 2027년 사이에 전세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신규 공급 확대와 함께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의 가격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