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장 향한 K-의료기기의 도전장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 ‘WHX Dubai 2026’은 중동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전시회입니다. 4,300여 개의 헬스케어 기업과 23만 명이 넘는 업계 전문가가 모인 이 자리에서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이 단체로 주목받았습니다. 삼양바이오팜, 휴온스메디텍, 웨이센 등이 잇따라 기술력을 선보이며 중동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현장이었습니다.
특히 삼양바이오팜은 25년 연속으로 참가한 ‘원조’ 격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 시장 트렌드를 읽고 판로를 넓혀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휴온스메디텍과 웨이센은 비교적 새로운 도전자지만, 각각 체외충격파 쇄석기와 AI 의료기기라는 독자적인 기술로 현지 바이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의 한국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중동 시장을 공략하는 구도가 눈에 띕니다.
봉합사부터 AI까지, 선보인 기술의 스펙트럼
각 기업이 내세운 제품은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기술력 스펙트럼을 고루 보여줍니다. 삼양바이오팜은 복강경 및 로봇 수술에 특화된 미늘형 봉합사 ‘테라픽스(Therafix)’와 독자 기술의 흡수성 지혈제 ‘써지가드(SurgiGuard)’를 앞세웠습니다. 테라픽스는 실 표면의 미세한 미늘로 매듭 없이도 봉합을 유지하는 기술이 핵심이며, 이미 유럽 의료기기 규정(CE MDR)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강조했죠.
휴온스메디텍은 국산 최초의 일직선 구조 체외충격파 쇄석기 ‘URO-UEMXD’와 하이브리드 에스테틱 장비 ‘더마샤인 듀오 RF’를 공개했습니다. 충격파 헤드와 초음파를 일직선으로 배치해 시술 정확도를 높인 쇄석기, 그리고 고주파(RF) 기술과 의약품 주입 기능을 결합한 피부 관리 장비는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며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한편, 웨이센은 AI 기반 의료기기 ‘케어플러스’를 선보이며 UAE 현지 유통사 다피르 메디컬과 협력 MOU를 체결했습니다. AI 기술을 의료기기에 접목해 차별화를 꾀한 전략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생산 확대와 지속적 마케팅, 공략은 지금부터
전시회 참가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각사는 이번 계기를 발판으로 중동 시장에 대한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공략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삼양바이오팜은 헝가리에 있는 봉합사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를 최대 11만km까지 확대할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통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또한 전시회 기간 동안 60여 곳의 현지 고객사와 협업 미팅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영업 활동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휴온스메디텍은 오는 3월 말 두바이에서 열리는 피부과 전문 전시회 ‘Dubai Derma 2026’에 추가 참가할 예정입니다. 에스테틱 장비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자, 관련 분야에 집중해 마케팅 깊이를 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웨이센은 다피르 메디컬과의 협력을 통해 UAE 시장에 AI 의료기기를 본격 도입할 채널을 확보했습니다.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한 시장 정착을 꾀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이들의 행보는 중동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한국 의료기기 산업이 기술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동시에 무기로 삼아 도약하려는 야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