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비사업 가속화까지 다각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총 물량이 수십만 가구에 달하지만, 강남이나 용산 같은 핵심 입지가 대부분 빠졌고 서울시마저 반발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아파트와 그린벨트로 늘리는 공급
정부는 2030년까지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과 오피스텔 등 일반주택 13만호를 착공할 계획입니다. 건축면적 기준을 기존 660㎡에서 1,000㎡ 미만으로 넓히고, 다가구주택은 3층에서 4층으로 층수를 확대했는데요. 금융 지원도 수반됐습니다. 다세대·다가구 건설자금 대출 한도는 가구당 9천만 원으로 올랐고 금리는 연 3.2%로 낮아졌습니다. 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도 신축 일반주택 매입에 한해 허용돼 지역에 따라 최대 60%의 LTV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 정비사업 물량까지 더해지면 규모가 상당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비사업 총 물량은 23만 4천 가구로, 이 가운데 서울이 10만 9천 가구, 경기가 10만 2천 가구를 차지했습니다. 사실상 수도권 중심으로 공급이 집중되는 셈이죠.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급도 병행되는데, 경기 남양주와 광주,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등에 우선 2만 7천 가구를 공급하고 연내 추가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속도 내는 절차와 바뀌는 임대 시장
정부는 공급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속도도 크게 올리고 있습니다. 기존 평균 68개월이던 착공 절차를 병행 방식으로 전환해 37개월까지 단축할 계획인데요. 지구 지정 기간은 12개월에서 4개월로, 토지 확보 및 보상 기간도 44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인접 수도권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됐습니다.
반면 임대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개인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거 축소하면서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로 방향을 트이고 있습니다. 공공지원민간임대 모델을 강화하고 20년 이상 장기임대를 유도하는데, 이는 개인 다주택자 중심의 시장을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개인 임대인들은 정책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이 6.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임대 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남 빠지고 서울시 반대하는 현장
가장 큰 논란은 핵심 입지에서 공급이 빠졌다는 점입니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강남권 그린벨트와 용산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는데요. 서울 내 유일한 확정지인 염창공원은 1천 가구 규모로, 서울의 구조적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추가 택지 확보 과정에서도 갈등이 예상됩니다.
태릉CC나 과천 경마장, 방첩사 이전 부지 등 기존 도심 유휴부지 개발도 추진되고 있지만, 교통 및 환경 문제로 주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연내 발표될 추가 택지가 어느 입지로 선정되고, 실제 착공까지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는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정부의 공급 의지는 분명하지만, 수도권 핵심 지역의 집값 안정까지 연결하려면 남은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