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배에 몰린 국내 자금
바이낸스가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초고레버리지 선물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인 KORU를 기초로 한 상품에 최대 50배 레버리지를 더해 코스피 변동률 대비 최대 150배의 손익을 노리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극단적인 레버리지가 적용된 상품은 사실상 안전장치 없는 도박판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거래 규모는 상당합니다. SK하이닉스 추종 상품의 누적 거래대금은 약 64억 달러에 달했고, 전체 상품을 포함하면 약 11조 8천억 원을 넘는 규모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업비트나 빗썸 등에서 테더를 매수한 뒤 바이낸스로 옮겨 쉽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요. 접근성이 높다 보니 상당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와는 다른 '무방비' 투자 환경
문제는 이런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안전장치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는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사전 교육과 1천만 원의 기본예탁금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바이낸스 같은 해외 거래소는 이런 제도가 전혀 적용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별다른 제한 없이 초고위험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로 인해 단순히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문제를 넘어,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해외 선물 시장이 24시간 열려 있어 야간이나 휴일에 가격이 급락하면, 다음 날 국내 증시 개장에 변동성을 키우는 왝더독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수수료 해외 유출과 과세 사각지대 문제도 함께 지적되고 있습니다.
규제 공백을 메울 방법은 없을까
금융당국이 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직접 규제할 법적 권한이 없어 강제 조치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만약 거래소 청산이나 금융사고가 발생해도 국내 투자자가 법적 보호를 받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물론 해외 사례를 참고할 여지는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바이낸스 접속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규제 사각지대가 계속 확대될 경우, 국내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이익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