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자와 실행자가 만든 가상의 팀
딥시크가 11월 1일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굴리는 '슈퍼 에이전트' 아키텍처를 공개했습니다. 출발점은 사람 한 명이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대화가 3~5개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입니다. AI가 처리하는 업무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를 관리하는 사람의 주의력이 오히려 병목이 된다는 겁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조정자인 라우터가 채팅과 이메일 등에서 정보를 모아 업무를 배분하고, 실행자인 워커가 코드 검토나 기능 개발을 맡습니다. 사용자는 하나의 AI와 대화하는 것처럼 느끼지만, 뒤에서는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움직이는 셈입니다. 단체 대화방을 지켜보다가 별도 지시 없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먼저 꺼내는 주도성도 갖췄습니다.
코드로 먼저 드러난 야심
실체는 이미 공개돼 있었습니다. 딥시크 하니스팀은 10월 31일 깃허브에 dsh-superagent 코드를 MIT 라이선스로 올렸는데요. 권한을 받은 사람이 요청하거나 팀 규칙이 허용할 때만 작업을 등록하고, 독립된 세션에서 처리한 뒤 결과를 원래 대화에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필요하면 코드 수정을 제안하는 PR도 제출합니다.
다만 딥시크는 이 코드를 정식 제품이 아닌 참고용 연구 프로토타입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상당 부분을 코딩 에이전트가 직접 작성한 만큼 오류나 일관성 문제가 남아 있어 사용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공개된 버전은 내부에서 쓰는 것과 완전히 같지도 않습니다.
겨냥하는 것은 클로드 코드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와 경쟁하려는 구도가 깔려 있습니다. 딥시크는 올해 초 하니스팀을 꾸려 대형언어모델을 감싸는 소프트웨어 계층을 개발해 왔습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약 150억달러를 유치하며 자금도 확보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딥시크 스스로 몸을 낮춘 대목입니다. 새로운 이론을 만든 게 아니라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작업 분배 방식을 AI 아키텍처에 옮긴 것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사람의 개입을 줄이고 여러 에이전트를 병렬로 굴리는 구조는 코딩 도구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자극할 변수로 읽힙니다. 프로토타입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질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