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경보가 발령된 '노을'의 위력
2026년 7월 26일 새벽 3시 50분경, 제12호 태풍 '노을'이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시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중심 기압 955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시속 162km의 위력은 2022년 포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의 최대 풍속을 웃돌았고,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광둥성에서는 71만여 명에서 89만여 명까지 주민이 긴급 대피했고, 열차 운행 중단과 항공편 350편 결항으로 2,000여 명의 승객이 발이 묶였습니다. 홍콩에서는 9명에서 21명에 이르는 부상자가 발생하고 시설물이 파손됐습니다.
SNS에는 사람이 공중에 뜰 정도의 돌풍과 함께 광둥성 선전에서 6세 아이가 유아용 침대째 도로변 녹지대로 날아가는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다친 곳 없이 스스로 일어나 걸어갔다고 합니다.
7월 한 달, 세 번째 태풍에 동남부 초토화
이번 '노을'은 이달 들어 중국 남부와 동부 연안을 강타한 세 번째 태풍입니다. 7월 초 '마이삭'이 하이난과 광시를, 중순에는 '바비'가 저장성을 강타하며 170만 명 이상이 대피했습니다. '바비' 당시 저장성에는 468mm 이상의 폭우가 내려 280만 명이 대피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광둥성에서는 11개 하천의 13개 수문관측소가 범람하고 가로수 110건이 뿌리째 뽑혔습니다. 북서부 간쑤성의 한 관광지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홍수로 계곡에서 야영하던 관광객 최소 10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치는 별도의 참사도 일어났습니다.
내륙으로 이동한 '노을'은 26일 밤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후난성으로 북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광둥성에 국가 4급 재난구호 비상대응을 발령하고 중앙예산 1억 위안(약 217억 원)을 긴급 투입했습니다.
남부는 태풍, 북부는 50℃ 폭염…극단 기상 동시 발생
남부에서 태풍이 휘몰아치는 동안 북부 내륙은 정반대의 위기에 시달렸습니다. 신장 투르판의 기온이 50℃를 넘었고, 지표면 온도는 80℃를 웃돌아 철판 위의 달걀이 10분 만에 익어버렸습니다. 체감 온도도 80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신장, 내몽고, 쓰촨 등 내륙 지역에서는 메마른 땅에서 자연 발화로 추정되는 불길이 발생했고, '화염산'이라 불리는 지역에서도 자연 발화가 목격되는 등 폭염의 피해가 극심했습니다. 중국 전역이 남쪽의 태풍과 북쪽의 폭염이라는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동시에 겪으며 이중 재난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일련의 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 기상의 빈도 증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향후 유사한 위기에 대한 구조 및 복구 체계 정비 과제가 중국 당국에 본격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