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간 CPTPP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와 관련해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농어민의 신뢰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익을 따지자는 취지인데요. 가입 여부를 정하기 전에 사회적 숙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정부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 경제안보를 이유로 CPTPP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해 왔습니다. 국제 통상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결정이 늦어지면 그 자체가 비용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가입 신청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갈리는 이해관계
반대편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농림축수산업계는 국내 생산기반과 식량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며 75개 단체가 연합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영향분석에 따르면 협정 발효 후 10년 뒤 실질 GDP는 미가입 시보다 0.38%포인트 상승하지만,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평균 약 8500억원 줄어들 전망입니다. 세부적으로는 15년간 농업 7100억원, 수산업 817억원, 임업 606억원 감소가 추산됐습니다. 농업계는 이 수치가 현장의 피해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고 봅니다. 검역 주권 완화와 농지 가치 하락 우려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남은 과제
쟁점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개방에 따른 피해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느냐, 그리고 그 대가로 얻는 전략적 실익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입니다. 민감품목 보호와 관세 철폐 유예기간 설정, 원산지 누적과 공급망 활용 같은 협상 목표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대화에는 일정과 출구가 있어야 합니다. 이견을 충분히 듣되 모든 반대가 사라질 때까지 결정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원점 재검토가 결론을 뒤로 미루는 핑계가 될지, 더 나은 합의를 만드는 과정이 될지는 앞으로의 논의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