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9일째...안개 속 수색과 사원의 기도, 기후 위기 경고

KKn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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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3일 오후 11:49

발행: 2026년 9월 3일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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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참사 9일째, 카트만두 사원에서는 시민들이 기도와 전통 장례 의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8명 실종과 관련해 정부 긴급구호대는 헬기와 육로 수색을 병행하며 악조건 속에서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DNA 분석기와 경찰 인력을 지원해 신원 확인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한편 수도는 이재민과 유족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임시 텐트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고통 속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물과 땅의 신 앞에서 울린 기도

2026년 8월 말, 네팔을 강타한 대홍수로 도로와 통신망이 끊기자 수많은 시민이 카트만두의 스와얌부나트 사원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원통형 기도 바퀴인 마니차를 돌리며 탑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걷는 코라 순례를 통해 공덕을 쌓았고, 물과 땅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부처 앞에서 가족의 안녕을 간절히 빌었습니다.

라수와 지역 마을 전체가 진흙더미에 덮였다는 소식을 들은 수만 스레드 씨는 가족이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아촉불 앞에 엎드렸습니다. 아이들의 수호신인 하라티 마 사원에도 실종된 자녀를 둔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스님들은 불경을 외우며 망자의 평온을 기원했습니다. 트리슐리 강가에서는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들을 위한 힌두교 전통 장례 의식인 나라얀 발리가 치러졌는데, 유족들은 짚으로 만든 인형을 태워 고인의 영혼을 달래고 미련을 실어 보냈습니다. 유족들은 불꽃을 올리며 고인의 한을 풀어주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개와 진흙에 막힌 수색

한국인 8명이 연락 두절된 가운데, 정부 긴급구호대가 현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육로수색팀은 둔체와 람체 지역을 도보로 수색했으나 메인 캠프 50m 앞의 가파른 낭떠러지에 막혀 더 이상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현장은 깊은 진흙과 험준한 지형으로 이동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베이스캠프 구축 후 처음 투입된 헬기는 람체 지역의 짙은 안개로 이륙 30분 만에 회항했습니다. 이규호 구호대장은 네팔군 사령관과 2시간 넘게 회담하며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신속 DNA 분석기 4대와 경찰 2명을 추가 파견해 신원 확인과 행정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구호대는 앞으로 헬기와 드론으로 공중 수색을 우선 진행하고, 특이점이 발견되면 육로 수색을 병행하며 범위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텐트 속 이재민과 기후 위기의 그림자

참사 9일째가 된 카트만두는 이재민과 유족으로 포화 상태입니다. 주요 보호소와 장례 시설은 이미 수용 한계에 다다라 지역별 진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사원 인근에 텐트를 치고 임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3일간의 힌두교 장례 절차를 치러야 하는 유족들은 식량과 주거 공간 부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가족 7명을 잃은 비수람 버스넷 씨는 굽테슐 사원 옆 천막에서 제사를 지내며 열악한 환경을 버티고 있고, 고향 마을이 완전히 파괴된 구빈더 보타라이 씨는 장례가 끝난 뒤 갈 곳이 없다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극 속에서 어퍼트리슐리 수력발전소에서 일했던 처링라마 씨는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들이 이 참혹한 현장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네팔의 눈물은 결국 기후 위기가 낳은 참사이며, 이제는 전 세계가 책임을 함께 질 때라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