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AI 규제에 손을 댄 까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고수해 온 AI 무규제 노선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 첨단 AI 모델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사전 검증 제도를 도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이는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전제로 하되, 정부가 모델의 보안 위험을 미리 살필 수 있는 틀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번 정책 전환의 직접적인 계기는 앤스로픽의 AI 모델 미소스였습니다. 미소스가 공개된 이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서 6,202건의 고위험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강력한 보안 도구가 악용될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처럼 고성능 AI가 국가안보에 미칠 수 있는 양면성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혁신과 안보 사이에서 찾은 절충점
사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이번 조치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초안에는 모델 공개 90일 전 의무 제출 방식이 담겼으나,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 기업의 혁신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결국 최종안은 검토 기간을 30일로 대폭 단축하고 자발적 제출 방식으로 바꿨으며, 정부의 사전 승인이나 라이선스 요건을 원천 금지했습니다.
이처럼 규제의 강제성은 배제했지만 사이버 방어선은 오히려 촘촘해졌습니다. 국가안보국과 국토안보부 등은 연방 정보 시스템 방어를 위한 구속력 있는 지침을 내놓았고, 민관 합작으로 AI 사이버보안 클리어링하우스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동시에 AI를 악용한 해킹이나 데이터 탈취 등에는 연방 형사법을 적용해 엄중하게 처벌하기로 했죠.
기업들의 출시 전략에 미칠 파장
이번 행정명령은 앤스로픽과 오픈AI 등 거대 AI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앞둔 시점과 맞물려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자발적 참여라고는 하지만 프런티어 모델로 분류될 경우 정부 검토를 거치는 절차가 추가되니까요. 다만 정부가 모델을 우선 사용할 기관이나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 관여할 수 있어, 민간 기업들의 영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의 출시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국가안보를 챙기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 속에서 혁신과 통제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