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등진 캐나다의 선택
캐나다가 미국 대신 유럽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캐나다와의 관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되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 없던 지위인 만큼 파장이 적지 않은데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품격이라는 표현을 앞세워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강대국 패권 경쟁이 아니라 제3의 세력 연합으로 협력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트럼프의 반응과 캐나다 민심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캐나다가 등을 돌리고 EU와 밀착하면 극단적 관세를 부과하거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캐나다를 최악의 무역 파트너로 지목하면서 두 나라의 협력을 적대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반대로 캐나다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 뒤 지지율이 66%까지 치솟았고, EU와의 협력에 민심이 우호적입니다. 액화천연가스 수출이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중견국 연대는 허상일까
이번 사안은 중견국 연대를 둘러싼 시각차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중견국 연대를 치명적 한계로 보는 비판이 적지 않은데요. 미국 언론을 인용해 화답하는 국가가 하나도 없다는 보도를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 이후 미국 동맹국들의 판단은 달라졌습니다. 미국이 파리협약과 세계보건기구, 세계무역기구에서 탈퇴와 거부를 반복하며 전후 국제 질서를 흔들자, 미국 없이 다자 질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불가피해진 겁니다. 캐나다가 EU와 CPTPP를 연결해 약 40개국, 16억 인구를 아우르는 경제 블록을 구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국 언론은 준회원국 가입이 정치적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트럼프 행보가 불확실해질수록 중견국의 위험 회피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