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4개월 만에 최저치...정유·건설업계는 여전히 '속타는' 상황

데데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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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4일 오전 7:48

발행: 2026년 6월 22일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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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 유가가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복구와 양측의 엇갈린 주장으로 완전한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는 정유업계가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기준 갈등과 소비자의 인하 요구로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건설업계 역시 자재값 정상화 시차와 중소사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가는 떨어졌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국제 유가가 약 4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습니다. 6월 23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3.21달러, 브렌트유는 77.08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이는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베팅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 1,900만 배럴의 원유가 해협을 통과했다며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란은 여전히 선박 통과를 제한하고 있으며 최근 며칠간 해협이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잔존 기뢰와 훼손된 항만 시설 등이 남아 있어 선주들이 안전을 확신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우드맥켄지는 해협이 8월 중 정상화될 경우 브렌트유가 2027년 4분기에 배럴당 70달러까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등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정유사는 손실보전, 소비자는 인하를 요구합니다

국제 유가 급락이 국내 정유업계에는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한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고 했지만, 산정 기준을 두고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조원가와 적정 마진을 기준으로 하려 하고, 업계는 원가 계산이 어렵다며 싱가포르 석유제품 수출가격 기준 정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4조 2천억 원의 보전 예산이 업계 추산 손실액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유가 하락으로 고가 원유 재고의 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소비자들은 국제 유가 하락분을 왜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하지 않느냐며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를 때는 판매가가 묶였다가 내릴 때는 인하 압박을 받는 진퇴양난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SK에너지는 업계 최초로 주유소 공급가격을 사전 고지하고 사후정산 제도를 폐지하는 등 가격 투명성 확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정제마진이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 업계의 부담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업계는 자재값 하락도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에너지 업계의 불안은 건설업계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종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자재값 정상화까지 최소 3개월의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물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해상 운임과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습니다.

특히 민간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중견 및 중소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 표준시장단가에 3월 건설공사비지수를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공공공사에 국한된 조치라 민간 현장의 체감도는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결국 유가 하락의 혜택이 실물 경제 전반에 고르게 전달되기까지는 여러 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