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칩, 정부가 나서 나눈다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 수출 제한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내 AI 칩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자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의 생산품 분배에 개입하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화웨이 같은 핵심 기술 기업에 우선 공급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제재가 중국 AI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음을 방증하는 모습입니다. 정부 차원의 분배 통제가 없으면 주요 기업들의 AI 개발이 사실상 멈출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술 기업들은 자체 AI 칩 개발을 위해 SMIC의 생산라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엔비디아 불매령과 자국산 칩 의무화
중국은 지난 9월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저사양 칩 주문을 중단하라고 기업들에 통보하는 등 강력한 '엔비디아 불매령'을 내렸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 자금이 투입되는 모든 신규 데이터센터에는 자국산 AI 칩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까지 마련했습니다. 이는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자립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자국산 칩의 성능이 엔비디아 제품에 미치지 못하자, 기업들은 수천 개의 소형 칩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컴퓨팅 능력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회 방법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일부 지방 정부는 이미 전기 요금에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밀수와 암암리 거래의 확산
공식 공급망이 막히자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엔비디아 고성능 AI 칩의 밀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제품인 블랙웰 반도체가 소형 부품 형태로 중국에 선적되어 재조립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밀수 칩들은 첨단 AI 모델 훈련에는 부족하지만, 연구 및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는 여전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AI 칩 자급자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진보연구소의 사이프 칸 기술연구원은 "중국 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칩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생산량을 아무리 높게 예측해도 국내 AI 개발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겁니다.
장기적 전망과 과제
중국 정부의 분배 통제는 단기적으로는 칩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경제 원리를 벗어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은 장기적으로 기술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모든 기업에 공정하게 칩이 공급되지 않으면,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중국 엔지니어들은 엔비디아 칩의 대안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과열, 시스템 충돌, 소프트웨어 지원 부족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데요, 이는 중국의 AI 생태계 전체에 걸친 구조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