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아빠 찬스' 논란, 법원 "전 사무총장 딸 임용취소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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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수정 · 2026년 9월 21일 오전 1:02

발행: 2026년 9월 20일 오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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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이 박찬진 전 선관위 사무총장 딸의 임용취소 처분을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채용 과정의 이례적 사무처리는 인정했지만 부정 채용이나 부친의 영향력 행사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앞선 유사 판결과 함께 공공기관 인사 처분에 엄격한 입증 기준을 요구한 판결로 평가된다.

법원이 뒤집은 임용취소

선관위 고위 간부 자녀의 이른바 '아빠 찬스' 채용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다시 한번 임용취소 처분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지난 9월 10일, 박찬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의 딸 박모 씨가 낸 임용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요. 재판부는 채용 과정에 이례적인 사무처리가 있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실제 부정 채용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씨는 2022년 전남선관위 경력 공채를 통해 9급으로 임용됐고, 2024년에는 7급으로 승진했습니다. 이후 선관위는 지난해 4월 박 씨에 대한 임용취소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박 씨가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논란의 출발점

이번 사안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감사원은 전남선관위 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들이 평정란을 비워둔 채 서명만 했고, 사무직원이 그 순위에 따라 임의로 평점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합격자가 결정됐다고 봤습니다. 만 35세 이상 지원자들의 나이를 별도로 표시한 현황표를 면접위원에게 배부한 정황도 지적됐죠.

선관위는 박 전 사무총장이 당시 인사와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딸의 전입 승인을 직접 결재했다는 점을 들어 임용취소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원서 접수 기간이 연장된 점도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증거 부족과 잇따른 판결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감사원 보고서만으로는 박 씨의 합격이 부정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박 전 사무총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부정행위를 지시했다는 증거도 없다는 겁니다. 임의로 작성된 평정표가 실제 면접 결과와 달랐는지조차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원서 접수 기간 연장 역시 박 씨가 연장 전인 공고 기간 안에 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취소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불명확한 의혹만으로 특정인의 임용을 취소할 만큼 공익상 필요가 강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번 판결은 앞서 6월 대구선관위 전 직원 사건과 7월 선관위 상임위원 자녀 사건에서 임용취소가 위법하다고 본 흐름과 궤를 같이합니다. 법원이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면서, 공공기관의 인사 처분에도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기준을 거듭 확인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