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연체의 늪, 청년과 고령층이 가장 크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연체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액은 94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2%나 급증했는데요.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8.5% 늘어난 것에 비하면 연체액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팔랐습니다. 특히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연체율이 전체 평균을 크게 벗어나며 가계 부채의 취약 지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도 끝까지 끌어쓴 뒤 감당 못한 이자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3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연체율은 0.22%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0.18%보다 상승한 수치입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이하의 연체율은 0.33%, 60대 이상은 0.37%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30대와 40대는 0.19%, 50대는 0.21% 수준에 머물러 연령별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20대 이하의 연체액은 2년 사이 두 배 이상 불어나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점이었던 9385선에서 5500선까지 밀린 뒤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른바 빚투,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끌어다 주식에 투자했던 이들이 하락장에서 원금을 깎이면서 이자마저 제때 내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일부 투자자는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이자 납입까지 밀리면서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득이 줄거나 없는 나이에 덧씌운 빚의 무게
문제는 연체가 집중된 계층의 특성입니다. 20대 이하 청년층은 사회 초년생으로 소득 기반이 아직 탄탄하지 않은데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은퇴 이후 소득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금리 부담과 자산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겁니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주식담보대출 위험도가 높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5개 종목을 담보로 잡은 증권담보대출 2조 9027억 원 가운데 60대 이상이 빌린 금액은 1조 8283억 원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습니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추가 담보를 마련하지 못해 반대매매로 이어질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반등에도 거래대금 줄어, 부채 부담은 여전
최근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면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소폭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추세적 반등이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큰데요. 5월과 6월 50조 원을 넘나들던 일 평균 거래대금이 8월 들어 26조 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누적된 마통 연체는 취약 계층의 금융 건전성을 계속 위협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도 이들 계층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함께 과도한 차입 투자에 대한 경고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