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때 움직인 오너일가, 승계 작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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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1일 오후 8:35

발행: 2026년 8월 11일 오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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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요 기업 오너일가가 주가 하락기를 이용해 후계자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X그룹, HD현대, 효성 등은 낮아진 주가를 기회로 삼아 증여세를 줄이고 지배력을 강화했으며, 이는 증시 정체기를 세금 절감의 기회로 활용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주가 하락기, 오히려 승계의 기회로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주요 기업 오너일가가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형모 LX MDI 사장이 부친인 구본준 LX그룹 회장으로부터 LX홀딩스 지분 7.85%를 증여받아 지분율을 19.77%로 끌어올렸는데요. 이로써 구 사장은 지주사 최대주주에 올라 그룹 승계가 본격화될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LX그룹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밀린 시점을 노려 증여세 부담을 줄이면서도 후계자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코스피 6,200대를 노린 계산

구본준 회장이 아들에게 지분을 넘긴 시점은 LX홀딩스 주가가 9,950원에서 8,000원으로 하락한 뒤였습니다. 덕분에 증여세 과세 표준이 줄어 약 121억 원의 세금을 아낀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비슷한 시나리오는 다른 곳에서도 반복되었습니다.

HD현대는 정몽준 이사장이 장남인 정기선 회장에게 주식 280만 주를 증여하며 지분율을 9.67%로 끌어올렸습니다. 주가가 고점보다 33% 낮은 수준에서 이뤄져 대상 주식 가치가 약 2,850억 원 감소했고, 이는 곧 세 부담 완충으로 이어졌습니다. 효성의 조현준 회장은 모친 지분을 최고가 절반 수준의 가격에 장외매수하며 지배력을 강화했고, LS와 일양약품 역시 자녀나 손자에게 지분을 넘기며 가문 내 지배 구조를 다듬었습니다. 특히 일양약품은 올해 최고가보다 40% 낮은 종가 기준으로 증여가 이뤄졌는데요.

이처럼 증시 정체가 오히려 오너일가에게는 세금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금 절감 넘어 경영권 확보까지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최근 흐름을 고령의 오너가 생전 지분을 정리하며 후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과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증여세율이 높은 상황에서 주가 하락기를 택한 것은 세금 절약이 크게 작용한 결정이라는 설명입니다.

당연히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세금 계산이 아닌 장기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읽힙니다. 주가가 향후 회복될 경우 후계자는 낮은 비용으로 확보한 지분의 가치가 늘어나는 셈이니까요.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지분 이동이 소액주주 이익과는 별개의 오너일가 전용 시나리오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증시가 크게 출렁일 때마다 비슷한 승계 시나리오가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세대 교체가 주가의 바닥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