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유가 다시 90달러 돌파
2026년 7월 21일 국제유가가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배럴당 90달러 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8991달러, WTI 선물은 8384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각각 2%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같은 급등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인 데 따릅니다. 이란의 보복 공격과 함께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행까지 막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러시아 카스피해 송유관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공급 차질 우려가 가중되면서, 시장은 즉각적인 공급 감소보다 불확실성 자체를 가격에 반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로 선회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에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는 기존 방침을 뒤집고 오히려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7월 24일 8차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며, 필요 시 인상이나 연장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시행된 이 제도는 한 차례 인하된 상태였으나, 유가 재급등으로 다시 힘을 받는 형국입니다. 7~8월 원유 도입 물량은 전년 평균 대비 110% 이상 확보해 수급 자체는 안정적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지만, 유가 상승을 틈탄 매점매석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압수·몰수를 강화해 엄단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홍해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수에즈 운하 등 대체 항로 활용과 비축유 스와프 같은 비상 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3고' 재현 우려, 경제 전반 압박
유가 상승은 곧바로 서민 체감 물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은 23%, 경유 가격은 33% 이상 뛰면서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 밀어올렸습니다. 유럽에서도 카타르 LNG 수출 지연과 낮은 가스 비축률로 천연가스 가격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까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출 기업의 달러 유입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영향으로 1473원대로 오히려 두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두 해협이 동시에 막히면 유가가 110~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고유가·고환율·고금리의 3고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