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블랙록이 손잡은 20조 프로젝트
최근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메타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손을 잡았습니다. 양사는 텍사스주 엘패소에 약 14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짓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1기가와트(GW)급 연산 용량을 갖춘 이 시설은 2028년부터 가동 예정이며, 메타는 2028년까지 최대 6,00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쏟아붓겠다는 구상의 후속 카드를 내민 셈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초지능 구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AI 혜택 확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메타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린 모습입니다.
외부의 돈으로 짓는 데이터센터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금 조달 구조에 있습니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블랙록 80%, 메타 20%이며, 메타는 약 23억 달러 규모의 토지와 건설 중인 자산을 현물로 출자했습니다. 나머지 비용은 블랙록이 부담했는데, 이를 위해 연 7.5% 금리의 125억 5,000만 달러 규모 회사채까지 발행했습니다. 쉽게 말해 부동산·인프라 프로젝트에서 흔히 쓰이는 금융 구조를 AI 데이터센터에 그대로 적용한 겁니다.
메타는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시설 이용 권한은 확보하는 이점을 얻고, 블랙록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장기적인 인프라 자산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도입니다. 메타가 이를 '메타 컴퓨트'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도 그래서입니다. 완공 후 메타는 시설 전체를 임차해 사용하고, 임대 기간은 4년 단위로 연장해 최장 20년까지 운영할 계획입니다.
과열 경고와 남은 과제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7월 초까지 AI 기업들의 신규 채권 발행 규모는 2,700억 달러로, 직전 연도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특히 메타의 경우, 아마존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처럼 여유 컴퓨팅을 외부에 판매할 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우려로 지적됩니다. 자체 AI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쓰고 남는 용량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투자 수익률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분석가도 메타가 투자만 급격히 늘리고 있다며 현금흐름과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의문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조 원짜리 데이터센터가 AI 시대의 새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거대한 차입 부담으로 돌아올지는 향후 2~3년이 판가름할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