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상회담에 쏟는 신경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후 맞는 첫 외교 시험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27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데요, 28일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전망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방문을 "미일 동맹 강화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평가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첫날 나루히토 일왕과 공식 면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2019년 레이와 시기 첫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일왕과 만났던 경험이 있는데, 당시 호감형 외교가 효과를 본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도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경제 카드로 방위비 압박 잠재우기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맞으며 준비 중인 선물보따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두와 픽업 트럭 수입 확대를 비롯해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증대 계획까지 포함된 이 패키지는 트럼프의 관심사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농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 산품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약속은 트럼프 정부의 핵심 지지층을 의식한 전략으로 읽힙니다.
이런 경제적 양보 배경에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이 일본에 GDP의 3.5%까지 방위비 증액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반면, 일본 정부의 목표는 2027회계연도까지 2% 수준입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점을 고려하면, 다카이치 정권은 경제 협력 카드를 활용해 방위비 논의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입니다.
재정 마련의 난제
다카이치 정권의 적극 재정 정책 추진에도 재원 마련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고물가 대책부터 식량·에너지 분야 투자, 지방교부금 확충까지 다양한 정책을 펼치려면 추가 재원이 필수적인데요, 일본의 재정 여력이 이미 낮은 상황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득세 증세는 당분간 보류된 상태인 반면, 휘발유세 인하와 식료품 소비세 면제로 인한 세수 감소도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연정 협의 과정에서 자민당이 유신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재정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전국민 현금 지급안을 철회하는 대신 전기·가스요금 보조를 실시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카이치 정권은 경기 부양을 통한 세수 증가와 적자 국채 발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동북아 외교판의 새로운 변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일본 방문 후 29일 한국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APEC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 반면,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북한 납치 피해자 가족 면회와 미 해군 요코스카 기지 시찰 등 구체적인 일정도 조율 중인데, 이는 동북아 안보 구도에서 미국의 관심사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행보가 될 것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미일 동맹 강화와 함께 중국과의 관계 균형 유지라는 이중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일본의 외교 안보 노선도 주목받고 있죠.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갈등 구조가 재현될 것인지에 따라 동북아 지역의 정치적 지형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