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에 띄운 유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27일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 항구에서 유세를 열었습니다. 무대 뒤편에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정박해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배를 가리키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석유 관련 승리"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는 "미국 납세자는 한 푼도 부담하지 않는다", "승자에게는 전리품이 돌아간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베네수엘라가 번영하는 국가가 될 것이며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선거 대신 주지사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죠.
51번째 주, 그 배경
이번 발언은 갑작스러운 구상이 아닙니다. 미국은 지난 1월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축출했고, 8월에는 베네수엘라 과도정부와 석유 매장량 5분의 1에 접근하는 협정을 맺었습니다. 유세장에 세워둔 원유는 이 협정에 따라 처음 들여온 물량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캐나다와 그린란드, 멕시코를 두고도 51번째 주 운운한 전력이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며 편입될 일은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여기에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난 25일 전격 귀국하면서 미국이 그리는 과도정부 구상에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흔들리는 텍사스, 유가가 변수
텍사스는 공화당의 텃밭으로 불렸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상원의원 존 코닌을 밀어내고 마가 진영의 팩스턴 후보를 전면에 세웠는데요.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가 추문 논란을 안은 팩스턴을 상대로 접전을 벌이면서 1988년 이후 첫 민주당 승리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를 앞세운 데는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이 깔려 있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겁니다. 그는 공화당이 승리하면 유권자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다시 꺼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동행했지만 선거운동이 아니라 국가안보 직무 수행 차원이라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