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라팔이 밀려난 자리
프랑스의 주력 전투기 라팔이 첫 비행 40주년을 맞았지만, 기쁨보다는 위기감이 짙습니다. 1986년 설계된 기체는 소형 구조의 한계와 늦은 현대화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5세대 스텔스기에 밀리는 형국인데요. 지난해 인도-파키스탄 충돌에서 중국제 J-20C에 무력화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유럽산 전술기의 성능 신화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대당 도입 단가가 약 1억 달러에 달해 중견국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죠.
이러한 공백은 향후 20년간 약 2,000대에 달할 전 세계 전술기 교체 수요와 맞물렀습니다. 노후화된 F-16과 미라지 등을 대체할 차세대 기종이 필요한 시점에서, 5세대기는 너무 비싸고 4세대기는 성능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저피탐 4.5세대의 반격
이 틈새를 노린 건 바로 한국의 KF-21 보라매입니다. KF-21은 반매입 무장창을 채택한 저피탐 4.5세대 플러스 기체로, 라팔보다 뛰어난 확장성을 확보했는데요. 예상 단가는 6,000만에서 8,000만 달러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이 뚜렷하며, 총 수명주기비용 역시 F-15급보다 낮게 설계되어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미납 분담금을 완납하며 블록 2 사양 16대 도입을 협상 중이고, 필리핀도 남중국해 안보 수요로 12~20대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UAE는 단순 구매를 넘어 블록 3 공동 개발과 현지 조립까지 추진하며 잠재 수요 100대, 150억 달러 규모의 협력을 타진하고 있죠. 이처럼 KF-21은 F-35가 부담스러운 국가들에게 '제3의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T-50가 넘은 길, FA-21이 이어간다
KF-21의 수출 전선에 뚜렷한 강점은 이미 검증된 한국산 항공기 운용 경험에서 나옵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이 T-50과 FA-50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기종 전환 시 조종사 교육 기간 단축과 정비 인프라 호환성이라는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데요. 이른바 '락인 효과'를 통해 아태 지역 내 한국형 항공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입니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GE F414 엔진의 미국 수출 승인 문제와 국산 AESA 레이더 소프트웨어 안정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며, 본격적인 수출 매출은 국내 전력화가 안정되는 2020년대 후반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라팔이 남긴 시장 공백과 중견국들의 현실적 수요는 KF-21에게 중장기적 선점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