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커진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1세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을 경우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공시가격 30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비거주자의 경우, 내년 종부세 산출세액이 현행 774만 7천 원에서 1,203만 8천 원으로 치솟습니다. 올해보다 429만 1천 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죠. 공시가격 15억 원과 20억 원 주택 역시 각각 80만 6천 원, 277만 4천 원으로 세액이 올라 고가 주택을 비거주 상태로 장기 보유하는 경우 세 부담 증가는 불가피합니다.
당연히 이런 변화는 실거주 중심의 과세 원칙을 강화하려는 정부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기존에는 1세대 1주택자에게 일률적으로 혜택을 줬지만, 앞으로는 거주 여부가 세금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기존 60%에서 70%로 상향되고, 과세표준 6억 원에서 12억 원 구간 세율도 1.0%에서 1.3%로 인상되면서 실질적인 과세 표준이 커졌습니다.
원안보다는 완화됐지만 여전히 큰 부담
사실 정부가 처음 내놓은 원안은 지금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이었는데,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공시가 30억 원 주택의 종부세가 1,536만 5천 원까지 올랐을 겁니다. 하지만 전세 시장 현실과 여권 내부 반발을 고려해 기본공제를 현행 12억 원으로 유지하는 수정안으로 변경되면서, 원안 대비 332만 7천 원의 부담을 덜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세액공제 체계가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장기 비거주자의 혜택은 크게 줄었습니다. 보유기간 공제율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고, 대신 실거주 시 20~50%의 거주공제가 적용됩니다. 2028년부터는 보유공제가 완전히 사라지고 거주기간 공제만 남게 됩니다. 여기에 세액공제 금액에도 처음으로 상한선이 생겨 고가 주택 장기 보유자의 세제 혜택이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후보자 논란 속 정부의 선긋기
이런 가운데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주택 보유 이력이 뜻밖의 시험대가 되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2009년에 매입한 경기 과천 아파트를 17년간 보유했는데, 실제 거주 기간은 전입신고 기준 총 4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으로 멸실된 상태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정부안에 따라 이 후보자의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도, 단순히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부처의 세종시 이전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사를 다녔다는 점을 고려한 설명입니다. 다만 이번 사례는 실거주 원칙이 실제로 적용될 때 예외를 두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읽힙니다.
이번 세제개편은 1주택자라는 이름 뒤에 숨은 비거주 보유 행태를 과세망으로 포착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집을 직접 살지 않고 비워두거나 다른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 종부세라는 무게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