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뒤집은 강자의 반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습니다. 고양 소노가 서울 SK를 상대로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6대65의 접전 끝에 승리하며, 창단 4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4강에 발을 디뎠습니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스윕한 이 승리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시리즈 전부터 SK가 '고의 패배'를 통해 6강에서 소노를 상대하려 했다는 논란과 의혹이 팽배했는데요, 소노는 그런 선택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음을 코트 위에서 증명해 보였습니다. 손창환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벌집을 건드리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 그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된 셈입니다.
SK의 전희철 감독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정관장을 상대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쳐 '고의 패배' 의혹을 샀고, 결국 KBL로부터 제재금 500만 원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 선택의 배경에는 3위 KCC 대신 4위 소노를 상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편한 상대'로 지목당한 소노의 자존심은 크게 상했고, 그 감정이 3연승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주전 선수 네이던 나이트는 “헌팅당한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며, 그 감정이 팀을 더욱 단결시켰음을 시인했습니다.
치열한 혈전과 결정적인 한 방
3차전은 순간순간이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소노는 케빈 켐바오의 활약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SK의 안영준과 변형 수비에 고전하며 전반을 근소한 차이로 마감했습니다. 후반에는 이정현과 나이트의 조합이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이정현은 나이트에게 유리한 미스매치 상황을 계속 만들어내며 SK 수비진을 흔드는 데 성능했죠.
승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갈렸습니다. 4쿼터 막판 안영준과 김낙현의 자유투로 SK가 역전에 성공하는가 싶더니, 이정현이 바로 레이업슛으로 재역전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경기 종료 4초 전, 네이던 나이트가 SK의 에이스 자밀 워니를 상대로 올린 결승 버저비터 슛이 성공하며 극적인 승리가 결정났습니다. 나이트는 이 경기에서 22득점 11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되었고, 자신을 지목한 상대의 최고 선수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제압하는 드라마를 선사했습니다. SK의 워니도 29득점 11리바운드로 분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첫 4강의 의미와 다음 도전
승리 후 소노의 손창환 감독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무런 감정이 없네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는데요, 이는 오랜 준비와 집중 끝에 얻은 결과에 대한 일종의 안도이자, 더 큰 목표가 남아있음을 내비치는 표현으로 읽힙니다.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이었던 팀이 5라운드 이후 완성도를 찾으며 변모했고, 그 과정이 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제 소노의 시선은 창원 LG로 향합니다. 정규리그를 압도적 기세로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이 4강 상대입니다. 손창환 감독은 LG를 ‘균형 잡힌 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양 팀이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로 호흡을 맞춘 만큼 준비만 잘하면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나이트도 다음 상대 LG의 핵심인 마레이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비디오 미팅과 꾸준한 연습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창단 첫 4강 진출은 결승이 아닌 중간정거장이라는 점을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홈구장을 가득 메운 6,120명의 관중의 함성처럼, 소노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