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진열대가 부른 결정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Homeplus가 2026년 5월 10일부터 7월 3일까지 전국 104개 대형마트 중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합니다. 서울 중계·신내·면목·잠실점, 부산 센텀시티·부산반여·영도·서부산점, 대구 상인점 등이 대상인데요. 이미 상당수 매장에서는 진열대가 텅 비거나, 주류 냉장고가 생수로 채워진 모습이 목격될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습니다.
영업 중단의 직접적인 이유는 상품 공급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주요 거래처들이 납품 조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모든 점포에 물량을 채우는 게 불가능해졌습니다. 결국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감했고, 고객 발길도 끊겼습니다. Homeplus는 남은 67개 핵심 점포에 상품을 집중 배치해 영업 정상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입니다.
매각과 자금 조달의 딜레마
Homeplus는 앞서 슈퍼 사업부문인 ‘Homeplus Express’를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에 매각해 약 1206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금만으로는 회생계획을 이행하고 잔존 사업을 정상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매각대금이 실제로 유입되기까지 추가 운영자금이 급한 상황이라, Homeplus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브릿지론과 DIP 대출을 요청했습니다.
메리츠는 1조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채권과 4조 원 상당의 부동산 담보를 보유하고 있는 터라, Homeplus는 이들의 전향적인 결정이 절실합니다. 메리츠가 지원을 거부할 경우 회생 절차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데, 그러면 대규모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 연쇄 피해, 지역 상권 위축 같은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해집니다.
직원과 지역 상권의 숨통
영업이 중단되는 37개 점포 직원에게는 평균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이 지급됩니다. 근무를 계속 원하는 인력은 다른 매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고요. 대형마트 부문만 중단되는 만큼 입점한 소매점(의류·안경 등)은 계속 영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수원점에서 24년간 열쇠 가게를 운영해온 박제권 씨처럼, 매장이 닫히면 “유령 건물에서 장사하는 꼴”이라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Homeplus는 채권단 요구를 반영해 기존 회생계획안을 강화한 수정안을 준비 중입니다. 점포 운영 효율화와 일부 매장 영업 중단, 잔존 사업 부문 인수합병(M&A) 추진이 골자입니다. 업계에서는 익스프레스 외에 대형마트 본체의 매각 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 결국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금 줄이 끊기기 전에 Homeplus가 살길을 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 두 달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