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비상'이 삼킨 첫 국감
헌정사 첫 여성 광역단체장인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첫 국정감사가 13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렸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건 단연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이었는데요. 도정 전반을 점검해야 할 자리가 재정난 공방으로 채워지면서 '반쪽짜리 국감'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2025년 경기도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12.55%로 '주의' 기준인 25%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24년 결산 기준 관리채무 상환 비율도 8.39%로 진단 기준 12%보다 낮다며, 불과 1년 만에 재정 비상을 선언할 특별한 사정이 있느냐고 물었죠. 전임 지사의 재정 안정 기조를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반대로 민주당 채현일·김영배 의원은 비상 선언의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짚었습니다.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권한과 자금이 부족해 산업 인프라 비용을 투입해도 영업이익을 환수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추 지사는 전임 8기 도정에서 5조4천억원의 채무만 늘어놓은 상황이라 법제 정비와 재정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맞섰습니다.
도정 현안도 곳곳서 도마 위
재정 논란에 가려졌지만 다른 현안들도 쏟아졌습니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2급 이상 여성 공직자가 한 명도 없고, 3급은 32명 중 6명, 4급은 157명 중 38명에 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추 지사는 여성 고위직 비율이 저조한 점을 인정하며 5급 이상 여성 공직자를 능력과 전문성 기준으로 적극 발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광주 개인정보 유출 살인 사건 피해자가 주거지원 안내를 받지 못한 사례를 들며 통합 지원 체계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같은 날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경기도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을 절반 이상 삭감하려는 움직임을 규탄했습니다. 재정 악화를 이유로 복지 예산이 흔들리면 인력 유지와 사업 연속성이 무너진다는 우려입니다.
대통령 SNS 논란과 중수청 인선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호의호식' 글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대권을 노리는 것 아니냐고 묻자, 추 지사는 "거의 오해"라며 그런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의 글이 자신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는 대단히 부적합하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재정과 정책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과의 연계가 현실화됐다면 도민 혈세 부담을 늘리는 '역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