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에너지자원공사 본사를 요구하는 이유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신설 기관의 본사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대구시는 이른바 '에너지자원공사'의 본사가 대구에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분명히 전달했는데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효율성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게 골자입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통합이 이름만 바꾸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자원안보 체계를 새로 짜는 중대한 작업인 만큼, 통합의 축이 되는 가스공사가 있는 대구가 본사로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규모 차이가 상당해서, 어느 쪽을 중심으로 통합할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대구시는 가스공사의 압도적인 조직 규모와 자산을 근거로 통합의 중심이 대구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통합의 무게추
2025년 결산 기준을 보면 규모 차이가 확연합니다. 가스공사는 인력 4,305명, 자산 53조 6,000억 원이 넘고, 매출액은 35조 7,000억 원에 달합니다. 반면 석유공사는 인력이 1,456명으로 3분의 1 수준이고, 매출액도 11.4배나 적습니다.
여기에 석유공사는 당기순이익 1조 2,5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재무적 건전성 측면에서도 가스공사 중심의 통합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연히 대구시는 이 점을 유치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운영 기반 측면에서도 대구는 이미 갖춰진 게 많습니다. 전국 5,346km에 달하는 천연가스 주배관과 445개 공급관리소를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국가 공급망 중앙통제소가 대구에 있습니다. 기존에 갖춰진 이 시스템에 석유 관련 기능을 더하는 방식이라면, 새로 체계를 짜는 비효율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통합 이후를 준비하는 대구의 자신감
대구가 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4년 지자체 최초로 솔라시티 조례를 만들었고, 2007년에는 매립가스 사업을 유엔 청정개발체제에 등록했습니다.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와 2022년 세계가스총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 행사 유치 경험도 풍부한데요. 매년 열리는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도 확실히 구축해뒀습니다.
인재 확보와 접근성도 대구의 강점입니다. KTX와 SRT 등 광역 교통망에 더해 TK신공항까지 들어서면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겁니다. 경북대와 DGIST를 포함한 대구권 48개 대학에서 매년 5만 명의 인력이 배출되고 있어, 통합공사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물론 본사 유치는 다른 지역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다만 대구시는 조직 규모와 운영 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대구가 최적지라는 논리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통합공사의 최종 입지는 국가 에너지 전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