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를 뒤흔든 협상 신호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해결 기대에 급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7.36% 내린 배럴당 96.46달러, 런던 ICE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7.63% 내린 104.77달러에 마감했는데요.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7월 27일 이후 가장 컸습니다. 직전 거래일 브렌트유가 중동 갈등 우려로 117.64달러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빠르게 바뀐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며 성사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공격 재개 여부에는 "아니다"라고 답했고,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는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을 지켜보겠다는 신호가 유가에 즉각 반영된 셈입니다.
호르무즈와 7단계 제안
이란은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평화 협상 재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해상 봉쇄를 풀고 동결자금 일부를 반환하면 해협을 열겠다는 7단계 제안을 이틀 안에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조건이 받아들여지면 이틀 내 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로부터 일정한 협상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긴장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유조선 피격이 이어졌고, 소형 보트 부착 폭발물과 림펫 마인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도 공습 재개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군사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 파장과 남은 변수
유가 급락은 채권과 금 시장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896%, 30년물은 5.268%로 내렸고, 12월 금 선물은 1.66% 오른 온스당 3,963.7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반면 AI 관련주 부진으로 나스닥은 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 밀렸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도 변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우세 여론조사를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참모와 측근에 대한 선제 사면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유가 하락이 단기 안도감을 주더라도 협상 결렬과 군사 충돌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가격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는 요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