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의 응원이 촉발한 연쇄 위기
지난 6월 29일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습니다. 과거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에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7월 4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주일고에 폭탄을 설치했다. 배재고 청소년들의 미래를 짓밟았다"는 협박 글이 게시됐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학생 20여 명을 대피시킨 뒤 2시간 30분간 정밀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은 학생 학습권을 침해한 명백한 범죄라며 IP 추적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갈등 확산과 자성의 목소리
여파는 곧바로 학교 밖으로 퍼졌습니다. 배재고 앞에는 '극우 박멸'과 '기죽지 마'라는 상반된 화환이 나란히 놓이며 갈등이 첨예해졌고, 이후 모두 철거됐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 보호를 위해 사복 등교를 허용하는 조치까지 내딛었습니다.
야구계 내부에서도 자성이 나왔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지도자와 어른들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질책했고, 상대를 조롱하는 야유가 놀이문화처럼 굳어진 가운데 고교야구가 학원화하면서 인성 교육이 밀려났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화해의 시간, 그리고 남은 과제
7월 6일 오후, 배재고 야구부 선수 36명과 교직원, 학부모가 광주일고를 방문해 공식 사과와 함께 국립 5·18 민주 묘지 참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광주일고 측은 시설 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학교 주변에 인력을 배치해 경계에 나섰습니다. 서울교육청도 배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인권 및 차별 방지 교육을 실시합니다.
다만 이번 사건이 남긴 숙제는 사과와 징계로 끝나지 않습니다. 6개월 출장정지 처분은 임시방편이라는 비판이 여전하고, 학생들이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익힐 수 있는 환경과 어른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더 깊이 요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