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이어지는 미국·이란 교전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을 나흘째 이어가며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현지시간 14일 오후 4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했습니다. 이번 봉쇄를 위해 전함 20여 척과 군용기 수백 대가 동원되었으며, 중동 전역에 걸쳐 강력한 전투 태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봉쇄는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반복되던 조치의 연장선에 있는데요. 6월 중순 종전 양해각서로 한때 해제되었으나, 7월 들어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11일 해협 폐쇄를 선언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군은 봉쇄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반다르아바스, 시리크, 케슘섬 등 이란 남부 주요 지역에 추가 공습을 가하며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약화시키려 했습니다.
이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혁명수비대는 '나스르 2 작전'이라며 바레인 셰이크 이사 공군기지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기지의 무인기 계류장, 요르단 아즈라크 기지의 전투기 계류장 등을 미사일과 무인기로 공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쿠웨이트 해군 함정이 피해를 입고 군인 4명이 다쳤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사망자가 2명으로 늘어나는 등 민간인과 군사 인력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회담과 공습 위협이 공존하는 상황
물밑에서는 외교적 움직임이 포착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강 대 강 대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표단이 화요일에 이란과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공격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압박에도 먼저 협상을 요청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차관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고, 양측의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깨고 먼저 공격한 것이 큰 실수라며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화물선에 20%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던 방침을 하루 만에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동맹국들의 요청으로 해당 수수료를 철회하고, 대신 이들 국가의 대미 투자 확대로 대체하기로 한 것인데요. 다만 대가 없는 안보 보장은 불공평하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고 있어 향후 다른 보상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주변국으로 번지는 불안
이번 충돌은 이란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들의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대해 본토 공격 시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압도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6월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맞서 석유화학 시설을 타격한 바 있어,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해상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옥죄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원유 생명줄을 노리는 상황에서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차질 우려가 확대되는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국제 수로인 만큼, 이곳의 무력 충돌은 전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을 줄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잡한 양상인데요. 합의 시한으로 제시된 '다음 주'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