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되돌린 7천피
전날 6%가 넘는 급등으로 코스피가 다시 7,000선 위로 올랐는데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16일 개장과 동시에 지수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코스피는 4.45% 하락한 6,960선에 출발했고, 장중에는 6,800대까지 밀리며 전날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4% 넘게 밀리며 800선 아래로 내려앉았는데요. 이런 급락세 속에서 양대 시장 모두 프로그램 매도를 멈추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었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서른여섯 번째 사이드카로, 시장이 얼마나 춤을 추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반도체주를 짓누른 복합 악재
이번 하락을 이끈 건 먼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렸는데, 이는 3년 반 만의 통화 긴축 조치입니다. 시장의 부담을 키운 건 이 금리 인상과 함께 몰려온 반도체 업황 우려였습니다. 미국에서 마이크론과 AMD 같은 대형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데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열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습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의 기업공개 성공 소식이 더해지며 공급 과잉에 대한 걱정도 커졌습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8% 넘게, SK하이닉스는 10% 안팎의 급락을 기록하며 각각 25만 원과 180만 원 선이 무너졌습니다.
완연해진 변동성 장세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시장을 끌어내렸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2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지만, 거센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가 코스피를 올려주는 유일한 동력이라는 기존 서사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AI 수요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며, 빅테크의 자금 조달 능력도 당장은 건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날의 급등이 하루 만에 급락으로 바뀌는 등 변동성이 이토록 극심한 상황에서는 누구도 쉽게 장기 흐름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당분간 금리 인상의 후폭풍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는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