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와 러시아 심장부를 오간 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동시에 상대의 핵심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주고받으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지역을 타격했는데, 이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공격 당시 현장에는 우크라이나 방위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국경에서 1,300km 이상 떨어진 러시아 키로프주의 석유 시설과 무기 공장을 정밀 타격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시설들이 러시아 항공기와 미사일 부품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라고 설명했는데, 러시아 측은 이 공격으로 6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 장거리 타격은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갈고닦은 심층 공격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러시아판 아마존'을 겨냥한 전략적 메시지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군수 시설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와일드베리스의 물류 창고들이 잇따라 타격을 입었는데, 모스크바 인근 엘렉트로스탈과 탐보프주 등 전국 5개 지역의 시설이 피해를 봤습니다. 이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사망했고, 전체 물류 면적의 약 10%에 해당하는 공간이 소실되었습니다. 피해 규모는 최대 약 6조 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와일드베리스가 상업용 드론이나 광섬유 케이블, 전술 의류 등 군사 목적으로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 품목을 공급하고 있다며 정당한 표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의 파장은 군사 영역을 넘어 민간 경제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창고에 물건을 맡겨둔 수천 명의 소상공인과 판매자들이 하루아침에 생계의 터전을 잃었는데, 이는 그동안 전쟁과 거리가 있었던 러시아 중산층이 피해를 체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와일드베리스 측은 공격 직전 계약 약관을 변경해 전쟁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했다가 여론 악화로 일부 보상을 약속했지만, 실제 지급액은 피해 규모에 크게 못 미쳐 판매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흑해 곡물길 차단과 먹구름 든 식량안보
양측의 공격은 흑해 해상 교통로까지 휩쓸었습니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흑해 항만의 입출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전 세계 곡물 공급망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흑해 항만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핵심 관문인데, 이 경로가 막히자 국제 곡물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이미 전쟁 상황에 더해 전 세계적인 폭염과 엘니뇨 현상까지 겹치며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복합 위기가 맞물리면서 곡물 가격은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고, 밀 선물 가격 역시 2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하며 곡물 운송로의 안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민간 물류와 곡물 수출로까지 전쟁의 파장이 확대되면서 양측 모두 인프라 전면전의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군사 시설뿐 아니라 일상의 경제 동맥이 표적이 되는 양상은 교착 상태가 심화되는 가운데 민간인과 소상공인의 고통도 깊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