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태풍에도 한반도 '무풍지대'...이중 열돔이 막아선 여름

남VJb
4개의 관련 기사

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3일 오후 3:33

발행: 2026년 8월 13일 오후 3:33

요약 생성중...

올해 북서태평양에서는 17개의 태풍이 발생했지만,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없습니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들어낸 '이중 열돔'이 태풍의 진로를 막고 있지만, 동시에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80년 만의 강력한 엘니뇨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는 역대급 태풍 시즌이 펼쳐지고 있으며, 광복절 연휴에는 간접적인 영향으로 전국적 호우가 예상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중의 벽

올여름 북서태평양에서는 벌써 17개의 태풍이 이름을 얻었습니다. 제17호 '낭카'까지 활동하면서 평년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한 개도 없습니다. 태풍들이 줄지어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향하면서 우리나라는 이례적인 '무풍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함께 만들어낸 '이중 열돔'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풍은 원래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반도 주변에 강한 고기압 세력이 버티고 있으면 태풍의 진로가 자연스럽게 바뀔 수밖에 없죠. 올해는 그 세력이 유례없이 강해져서 마치 거대한 방어막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이 기압계는 태풍을 막는 동시에 뜨거운 공기를 그대로 가두어 기록적인 폭염을 만들어냈고,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달 강수량이 평년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 곳도 있어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역대급 태풍 시즌의 그림자

물론 태풍이 한반도를 피해 간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잔잔한 여름은 아닙니다. 오히려 올해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 시즌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영국 열대폭풍위험연구소는 올해 북서태평양에서 평년보다 60% 많은 약 20개의 폭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이 중 13개는 강한 폭풍이 될 전망입니다. 8월 1일 기준으로만 이미 최고 등급인 5등급 폭풍이 세 차례나 발생했을 정도로 활동이 거세고 있습니다.

이런 격증의 배경에는 80년 만에 가장 강력해진 엘니뇨 현상이 있습니다. 무역풍은 60년 만에 가장 약해졌고, 태평양 해수 온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바다와 불안정한 대기가 만나면서 폭풍 발생에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사실 이런 기상 이변은 아시아뿐 아니라 에티오피아의 가뭄이나 인도의 이례적인 건조 현상과도 연결되어 있어 전 지구적 기후 위기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직접 상륙은 없어도 방심은 금물

태풍이 직접 밟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가 없는 건 아닙니다. 현재 태풍에서 약화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동해 중부와 남부 전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며, 대조기와 겹치면서 해안 저지대 침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광복절 연휴인 16일 오후부터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강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호우가 예상됩니다.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많은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사이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죠. 기상청은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를 확대 발표했으며,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태풍 시즌은 통상 10월까지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 기압계의 세력이 수축하거나 위치가 변하면 태풍 경로가 급격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과거 '힌남노'나 '카눈'처럼 예상 밖의 상륙이 발생했던 사례를 보면, 기압계 변화를 끝까지 주시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