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 포기와 맞상고, 갈린 판단
공소청이 28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해 상고를 포기했습니다. 반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무죄 판결에는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했습니다. 같은 사건 피고인들 사이에서 상고 방향이 갈린 셈인데요. 핵심은 2심이 어떤 부분을 유죄로 보고, 어떤 부분을 무죄로 봤는지에 있습니다.
2019년 판문점 송환에서 시작된 재판
사건의 출발은 2019년 11월입니다.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목됐고,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귀순 의사와 달리 강제 북송이 이뤄졌다는 점이 법적 책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검찰은 2023년 2월 이들 네 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재판에서는 북송 결정과 집행이 누구의 직무 권한에 속하는지, 절차적 근거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1심은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해 형을 유예했고, 2심은 일부 혐의를 유죄로 보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2심의 결론과 남은 쟁점
서울고법 형사15-3부는 지난 21일 정의용 전 실장과 서훈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김연철 전 장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노영민 전 실장은 공모나 북송 결정 관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북송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사안의 특수성과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한 것으로 읽힙니다. 공소청은 상고 인용 가능성 등을 검토해 일부 무죄 부분은 포기했고, 노 전 실장 부분은 대법원 판단을 받기로 했습니다. 남은 관건은 대법원이 공동정범 법리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