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드러난 '불편 지수'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1명은 여행 중 불편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김윤덕 의원이 공개한 야놀자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의 불만 비율은 11%로 일본의 7%를 웃돌았는데요. 전 세계 주요 관광지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분석 대상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레딧에 올라온 한·일 여행 관련 영문 게시글입니다. 교통, 숙박, 식사, 결제, 디지털 서비스 등 11개 분야로 나눠 감정의 강도를 비교했고, 그 결과 한국은 7개 분야에서 일본보다 부정적 반응이 강했습니다.
여행 초입에서 막히는 '디지털 벽'
가장 큰 원인은 디지털 접근성이었습니다. 불만 유형 가운데 디지털 서비스가 27.8%로 1위를 차지했고, 관광정보 및 안내 부실 16.4%, 교통 이용 불편 13.1%, 결제 환경 미비 12.0%가 뒤를 이었습니다. 네 가지 항목을 합치면 전체 불만의 69.3%에 달합니다.
사례도 뚜렷합니다. 한국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하는 본인인증 절차가 대표적이고, 해외 발급 신용카드 승인 거절과 애플페이 미지원, 해외 IP 차단으로 인한 앱 접속 제한도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명동 등지에서 현금만 받는 가게, 현금 충전만 가능한 교통카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글맵과 낯선 국내 지도 앱도 불편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일본과 다른 결, 남은 숙제
흥미로운 건 불편이 나타나는 지점입니다. 일본은 복잡한 철도 노선이나 여러 개의 출구처럼 실제 이동과 관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반면, 한국은 여행을 시작하는 초입 단계에서부터 벽에 부딪힌다는 겁니다. 언어 소통의 어려움과 외국인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 일부 업소의 입장 제한 사례는 인권 침해 논란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김 의원은 국가관광전략회의 등 범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인증과 결제, 교통 인프라를 손보는 동시에 대면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K드라마를 보고 찾아온 관광객이 첫 관문에서 발목을 잡히는 동안, 경쟁국들은 이미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