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모자 쓴 중국인, 징역 46년형 선고
태국 파타야에서 대규모 군용 무기를 불법 소지한 중국인 남성이 징역 4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체포 당시 태극기와 '한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하고 있어 한국인 위장 논란이 일었는데요. 법원은 불법 무기 보유와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해 이례적으로 높은 형량을 내렸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지난 5월 한 차량 전복사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태국 촌부리주 파타야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출동한 경찰이 차량 안에서 권총과 실탄이 장전된 탄창을 발견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운전자는 중국 국적의 쑨밍천 씨(31)였고, 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결과 상상 이상의 무기고가 드러났습니다.
차량 사고로 덜미 잡힌 대규모 무기고
경찰이 쑨밍천 씨의 거주지에서 적발한 무기는 실로 충격적인 수준이었습니다. M16 및 M4 돌격소총, 9mm 권총, C4 폭발물 3.7kg, 수류탄, 러시아제 대인지뢰, 기폭장치, 방탄장비, 신호교란장치 등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압수된 탄약만 5.56mm 탄 791발과 탄창 10개에 달했고, 휴대전화에서는 기관총 발사와 수중 폭발 시험 영상까지 확인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무기를 보유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쑨밍천 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무기 수집가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그의 금융거래 내역과 휴대전화를 분석하며 다른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그는 2020년 관광비자로 태국에 입국한 뒤 중국과 캄보디아 여권은 물론 태국 신분증까지 갖고 있었는데, 이 모두가 범죄 활동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는 무기 공급 경로를 추적하며 확대되었고, 군 관계자와 사격장 관계자 등이 입건되었습니다. 경찰관 소유 권총이 유출된 경위도 조사되었으며, 총 11명의 관련자가 체포되었습니다. 태국 경찰은 이 사건을 불법 무기 유통, 위조 신분증, 가상자산 및 사이버범죄 등 7개 분야로 확대해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캄보디아 사기 조직 연결과 신분 위장 논란
수사 결과 쑨밍천 씨는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과 연결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압수된 무기들이 해당 조직 간의 충돌에 사용될 목적으로 조달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다행히 태국 내 민간인 공격이나 테러 계획의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조직 범죄와 무기의 결합은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반면 이번 사건이 국내에서 주목받은 건, 쑨밍천 씨가 언론에 노출될 때 태극기 모자를 쓰고 있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인으로 위장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조사 결과 그는 한국 장기체류 자격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모자 착용의 구체적인 이유나 한국과의 범죄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단순히 기념품으로 착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여권과 신분증을 보유하고, 불법 무기를 대량 거래한 인물의 행동이라면 의도적인 신분 은폐 시도로 볼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태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위험 외국인의 입국 및 장기체류 심사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