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조건을 둘러싼 공방
서울고법 형사13부는 2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항소심 공판에서 보석취소 심문을 열었습니다. 지난달 19일 병 보석으로 풀려난 한 총재가 거주지로 제한된 서울아산병원을 벗어나 경기도 가평의 천정궁을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서입니다. 재판부는 "변호인 진술로도 외출 사실은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죠.
쟁점은 조건 위반 여부입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반복적으로 천정궁을 오갔다면 보석 조건 위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천정궁이 통일교 본부인 만큼 증인으로 출석했거나 예정인 인물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관련자 접촉 금지 조건을 단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변호인은 주거 제한은 인식했지만 외출 제한까지는 미처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외출할 수 있는 곳이 천정궁밖에 없어 낮에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으며, 숙박은 병원에서 했으니 위반이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51km 거리, 매일 오간 '궁전 행차'
사안이 커진 데는 취재 보도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한 총재는 석방 다음 날인 10월 20일부터 언론이 포착한 10월 30일까지 거의 매일 병원에서 51km 떨어진 천정궁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새벽부터 대기한 전용 차량을 이용했고, 물리치료가 있는 날에만 일찍 복귀했다고 합니다.
차량 3대와 수행 인원 7명이 동원됐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제보자들은 증손주와 후계자 가족, 며느리 등 수십 명을 만났고 직원 입단속과 함께 궁 내부 CCTV 작동이 멈췄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일교 측은 공동 피고인과 접촉한 적은 없다고 반박합니다.
남은 쟁점과 향후 일정
재판부는 보석 허가 당시 한 총재 측이 어떤 조건도 수용하겠다고 했고, 천정궁을 주거지로 요청했지만 사건 진행을 고려해 구속집행정지보다 나을 게 없는 수준으로 조건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거지인 천정궁에 외출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니 그게 더 당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3일 오후 2시까지 추가 의견서를 내야 합니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보석 취소나 조건 강화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고, 항소심은 16일 속행공판과 23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휠체어로 출석한 한 총재는 "평생 살았던 주거 공간에서 치료받으며 남은 생을 살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한 총재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정치자금 1억원 전달과 쪼개기 후원,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 선물을 건넨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