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대란, 단순 품귀가 아닌 공급망 구조적 위기

뉴의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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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17일 오후 4:19

발행: 2026년 4월 17일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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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영향으로 표면화된 주사기 수급 불안은 단순 품귀 현상을 넘어, 원료 가격 급등에 납품 단가는 정체된 '만들수록 적자' 구조에서 비롯된 근본적 위기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단기 대응이 진행 중이지만, 기초 의료기기에 대한 채산성 보장 제도와 국내 생산 기반 강화라는 장기적 의료 안보 체계 구축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를 드러냈습니다.

병원 현장부터 시작된 불안

동네 병원과 의원에서 주사기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피부과나 내과를 중심으로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곳이 나타났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려 해도 품절 아니면 평소보다 5배 가까이 오른 가격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동 지역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용 소모품의 글로벌 공급망에 불안감이 퍼진 영향이지만, 정부는 일일 생산량이 390만 개로 중동 사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생산량이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의 비정상적인 물량 쏠림과 사재기로 보입니다. 서울 구로구는 이 같은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관내 위탁의료기관 40곳에 일회용 주사기 4700개를 긴급 배분하는 조치에 나섰습니다.

"만들수록 적자"라는 근본적 병폐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유통 차질을 넘어 훨씬 깊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사기와 수액 세트 같은 기초 의료기기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30% 이상 급등한 반면, 병원에 납품되는 단가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생산을 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만들면 망하는' 왜곡된 수익 구조에 갇힌 셈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축소하거나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위기 때 수입에 의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단순한 공급 문제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취약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단기 대응과 장기 체계 구축의 갈림길

현재 정부는 주사기 생산량과 재고 현황을 매일 공개하며 불안을 잠재우고, 사재기 행위에 대한 엄중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혈액 투석 전문 의원처럼 수요가 절실한 곳에는 제조사와 협력해 우선 공급하는 조치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구로구와 같은 지자체의 비축품 긴급 배분도 같은 맥락의 단기 대응책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핵심 원가 상승분을 정부가 직접 보전하는 등의 '핵심 지원' 없이는 근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더 중요한 건 장기적 관점입니다. 주사기 같은 기초 의료기기를 '필수 의료기기'로 지정해 최소한의 채산성을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평상시 국내 생산 비중을 60% 이상 유지하는 것은 이제 산업 정책을 넘어 '의료 안보'를 확립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대란은 값싸고 흔한 물품이라 소홀히 했던 공급망 생태계 전체를 점검하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합니다.